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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오전 10시부터 꽉 차는 동네 맛집_신의주찹쌀순대

맛과 멋

by zipzip 2023. 11. 2.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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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부터 사람들로 꽉 차는 집이 있다?

어느 주말 아침. 날은 선선하지만 해가 구름에 가려 약간 쌀쌀하다고 느껴지는 오전 10시를 갓 넘긴 시간이다. 길을 걷던 와중 특이한 장면을 목도하고 멈춰서는 1인. 그가 유심히 들여다보다 발을 옮기는 곳은 순댓국집. 여기서 다들 머리가 갸웃할 것이다. 무슨 매장도 아니고 전시회도 아니고 결론이 순댓국집이라니! 이것은 실제 내가 겪은 일로, 볼일이 있어 이른 점심을 먹을 곳을 찾던 중 한 순댓국집이 시끌벅적 붐비는 것을 발견하고 저절로 입구로 발이 향했다. 매장 내에는 벌써 순대전골을 벗 삼아 소주 한잔을 거하게 걸친 분들도 계시고, 전날 한창 달렸던 여파를 순댓국으로 씻어내려 이제 막 한 술을 뜨기 시작한 분들도 계셨다. 술을 부르기도 하지만 술을 깨우기도 하는 맛이라니 이건 안 먹어볼 수가 없지. 여기 순댓국 하나 주세요.

 

왜 이걸 한동안 안 먹었던거지

메뉴는 꽤 다양한 편이나, 나는 기본 순댓국을 주문했다. 사실 고백하자면 나는 순댓국에 순대, 간, 살코기 정도 들어가는 게 좋지 귀나 다른 부속물이 들어가는 건 별로 좋아하지 않는 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순대만 넣어달라고 주문하기엔 또 마음이 아쉽잖아요. 못 먹는 건 아니니 일단 모둠으로 주문해 봅니다.

 

오늘의 주문
순댓국 (10,000원)

 

기본적으로 들깨를 한 움큼 넣어 배달된 순댓국
따끈따끈... 최고다.

기본적으로 반찬은 깍두기, 생양파와 쌈장, 무생채가 준비되고 순댓국에 넣을 양념으로는 부추, 새우젓, 들깨, 청양고추가 같이 서빙된다. 무생채가 나오는 게 좀 특이한데, 무를 가늘게 썰어서 겉으로 보기엔 무생채 자체이지만 간이나 양념은 무김치라서 정말 맛있고 식당의 치트키가 제대로 되는 느낌. 순댓국은 주문한 지 10분 정도 지나 나왔는데 이미 들깨와 빨간 양념이 들어가 있어 나는 별도의 간은 하지 않고 먹었다. 처음엔 공깃밥 뚜껑에 양념을 덜어내고 뽀얀 국물로 한 술 떠보자 "크아"가 저절로 나오는 이 맛. 순댓국을 안 먹은 지도 몇 개월이 됐다는 걸 깨달았고, '대체 왜 그동안 이걸 잊고 살았지'하는 생각이 절로 났다. 청양고추를 한 숟갈 정도 넣어 칼칼함을 추가하자 순댓국 특유의 기름지고 밀키한 맛에 화룡정점을 찍는 기분. 순대는 일반 당면 순대 2개, 야채 순대 2개가 들어있고(솔직히 순댓국에 당면 순대만 넣어주는 거 적폐 아닌가) 살코기와 귀 등 부속물이 한가득이라 웬만한 사람들은 다 배부를 정도의 양이다. 공기밥이 조금 질고 굳었다는 느낌은 있었지만 순댓국은 주문 즉시 끓여주는 느낌이 물씬 나 섭섭하진 않았다. 아무래도 장사가 잘 되다 보니 계속 새로 끓여내는 듯.

 

갈까요, 말까요?
완전 추천.


아무래도 지점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산본점에서 먹은 이 순댓국은 최근 먹은 것 중에 가장 맛있다고 할 정도로 수준이 높았다. 맛있다고 급하게 먹느라 다 까진 내 입천장과 혀가 그것을 증명한다. 계산할 때 순댓국도 어느새 만원이 된 걸 보고 놀라고 슬펐지만... 8,000원 정도 받으면서 순대도 몇개 없고 퀄리티 낮은 순댓국을 먹느니 차라리 이렇게 가끔 제대로 된 걸 먹겠다는 다짐. 요즘처럼 날이 서늘해지면 생각나는 게 국밥인데 한 그릇 거하게 먹으면 속도 든든해지고 온몸으로 열이 퍼져가는 맛있는 순댓국 어떠실지. 원래 훈훈해진 몸에서 훈훈한 마음씨도 나온다잖아요. 다들 순댓국 하나로 마음의 여유를 가져보자고요.

 

위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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