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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타코 역사의 산 증인? 이태원 터줏대감?_바토스

맛과 멋

by zipzip 2023. 11. 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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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좋은 기억만 있는 건 아니지만

한국에 타코가 입성한 지 얼마나 됐을까? 검색해 보니 2000년대 말 타코벨을 시작으로 국내 멕시칸 음식 열풍이 불었다고 나오는 것으로 보아 지금으로부터 15년 전이라고 할 수 있겠다. 15년, 더군다나 2000년대 이후의 15년이라면 강산이 변하다 못해 콘크리트 빌딩으로 뒤덮이고도 남을 시기이지만 꾸준히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타코 매장들은 멕시칸 음식이 단순 유행을 넘어 하나의 기호로 자리 잡았음을 실감케 한다. 바토스는 국내 타코 부흥기였던 2011년부터 영업을 시작한 매장이라고 하니 완전 초창기 멤버라고 할 수 있겠네. 개인적으로 이곳은 사회 초년생 시절 나를 엄청 힘들게 했던 상사들과 함께 갔던 곳이라 그리 좋은 기억을 갖고 있진 않다. 하지만 이들 역시 시간의 흐름과 함께 휩쓸려 가버렸으니, 바토스 그까이꺼 다시 한번 가보지 뭐.

 

향수,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닌

바토스 이후로 타코벨, 성수동 갓잇, 온더보더, 낙원타코, 이터스 등 꽤나 유명한 타코 맛집들을 죄다 방문해 보았다. 타코의 장점이자 단점은 웬만하면 맛없기도 힘들지만 그만큼 특별한 맛을 내긴 힘들다는 것인데 그래서인지 아무리 맛집이라도 다른 메뉴들처럼 먹고 '종이 울린다', '웃음이 절로 나온다' 등의 경험은 하지 못했다. 오랜만에 방문한 바토스 역시 그럴까? 싶은 의구심 반, 그래도 향수가 주는 맛이 있겠지 하는 기대 반으로 반신반의하며 주문 완료. 이번에는 타코 말고 보울을 한번 주문해 보았다.

 

오늘의 주문

김치 까르니따스 프라이즈 (12,900원)
바토스 보울 프레쉬 치킨 (12,900원)

 

김치랑 감자튀김 섞을 생각은 대체 누가 한거야
건강하지만 건강하지 않은 맛

나름(?) 간단하게 주문해 본 오늘의 식사. 김치 프라이즈는 멕시칸 전문점에서 시작되어 요즘엔 햄버거 가게에서도 많이 보이는 것 같은데 처음 먹었을 당시에는 애플 아이폰 저리가라 싶은 혁신이었다. 어떻게 바삭한 감자튀김에 김치를 올릴 생각을 다했는지, 저번에 포스팅했던 김치 떡볶이만큼이나 충격과 공포 그 자체였지...만 지금은 없어서 못 먹는 메뉴가 되었죠. 향수에 젖은 메뉴 선택이긴 했지만 맛은 정말 놀라울 정도로 평이했다. 앞에서 말한대로 이미 너무 대중적으로 일반화된 메뉴이기도 하거니와 바토스라고 해서 특별할 것이 거의 없는 느낌이라. 감자튀김도 그닥 바삭바삭하지 않고 영 맥아리가 없는 게, 아쉬울 따름이었다. 보울로 주문해본 프레쉬 치킨은 좀 나았다. 생각보다 양도 많았고, 사진에 보이진 않지만 밥, 블랙빈 등도 있어 건강한 포만감을 주되 사워크림과 고수로 이국적인 느낌을 물씬 살린 게 마음에 드는 메뉴였다. 하지만 이 역시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구성과 맛이라 특별할 것이 없다는 게 많이 아쉬웠다.

 

갈까요, 말까요?

추억팔이할 게 아니라면 굳이?

 

개인적으로는 향수 이외에는 이렇다 할 느낌이 없어 실망스러운 방문이었다. 이전에 정취와 기억들을 살리는 건 좋지만, 그 이후로 신선한 시도나 발전이 없는 게 느껴졌달까. 메뉴 역시 그 사이 수많은 메뉴들이 쏟아져 나오는 동안 바뀐 것이 거의 없어 고루한 느낌이었다. 브랜드 혹은 매장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색다른 도전을 통해 브랜드에 걸맞은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좋은 변화가 아닐까. 만일 이전에 바토스를 방문한 경험이 없는 분들이 방문한다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든다. 어쨌든 이제까지 이태원 터줏대감으로 유지해 온 명맥에는 치얼스! 아니 살룻!

 

위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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