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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전당 명물은 이거지_백년옥

맛과 멋

by zipzip 2023. 11. 16.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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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갑내기야, 반갑다!

화담숲에 가면 소머리국밥을 먹어야 하고 목포에 가면 민어를 먹어야 하듯이(이게 무슨 소리인가 싶은 분들은 이전 포스팅 정주행 부탁 드려요 호호) 예술의 전당에 가면 먹어야 하는 것이 있다. 바로 백년옥 순두부와 호박전. 여기도 명동교자에 드나든 만큼 꽤 오랜 추억을 함께한 곳인데, 파블로프의 개 마냥 예술의 전당 전시 혹은 공연 보러 간다고 하면 백년옥 호박전의 맛이 저절로 떠오르는 걸 보면 역시 역사는 힘이 세다. 포스팅을 위해 정보 검색을 하다가 우연히 백년옥이 1992년에 개업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하자 같은 나이라는 점에 더 친근감이 상승했다. 보통 30대가 되면 비로소 자기 꿈을 펼쳐갈 수 있는 나이라고 말씀들 하시던데 백년옥의 꿈은 무엇일까? 서울 최고 두부 맛집? 그럼 이미 성공한 것일 수도.

 

모두들 기억해주세요 백년옥 호박전은 꼭 먹어야 한다

앞서 말했듯 백년옥도 지인들과 함께 혹은 혼자 자주 방문했던 곳이라 먹어본 메뉴들이 꽤 다양하지만 내가 추천하는 메뉴는 아주 심플하다. 자연식 순두부와 왕호박전! 예전에는 그냥 호박전이었던 것 같은데 명칭이 바뀌었나... 여튼 앞에서 강조한 바와 같이 여기에서 호박전을 먹지 않는다는 것은 헛걸음한 거나 다름 없다고요. 

 

오늘의 주문

자연식 순두부 (13,000원)
왕호박전 (18,000원)

 

제발 호박전 안 먹는 사람 없게 해주세요.

오늘처럼 비 오는 날에 더욱 생각나는 뜨끈-한 순두부. 나오는 차림은 아주 간결하다. 공깃밥과 순두부, 김치와 순두부에 곁들여 먹을 수 있는 간장 양념장 정도. 하지만 이 정도로도 충분한 게 일단 순두부 양이 꽤 많고, 몽글몽글하고 따뜻한 순두부와 김치를 같이 먹다 보면 별다른 반찬이 필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처럼 자극적인 맛만 난무하는 시대에 이런 퓨어한 두부 자체를 먹는 게 재미없다, 질린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고. 다른 곳에서 MSG에 절여진 순두부찌개 먹다가 백년옥에서 자연식 순두부 한번 먹으면 속세의 맛이 정화되는 기분이다. 굳이 강원도까지 가지 않아도 먹을 수 있는 깔끔하고 담백한 맛의 두부다. (사실 강원도에서도 짬뽕 순두부 유행 이후로 순수 순두부를 먹을 수 있는 곳이 많이 없어지긴 했다) 그리고 내가 그렇게 목 놓아 외치는 왕호박전. 처음 백년옥에 왔을 때는 호박전이라고 하길래 애호박을 둥글게 잘라 부치거나 채를 썰어 부친 호박전을 생각했는데 놀랍게도 늙은 호박을 갈아 만든 호박전이었다! 여기에서 1차 쇼크. 2차 쇼크는 전을 입에 넣었을 때 발발했다. 이렇게 들쩍지근하고 고소하게 부친 전이 세상에 있단 말이야? 늙은 호박 특유의 감칠맛 나는 단맛과 낭낭한 기름에 반은 튀기듯이, 반은 부치듯이 만들어 나오는 고소한 맛이 어우러져 침샘에 침이 가득 고이게 만들었다. 그 이후로 항상 백년옥 가면 주문하는 스테디 메뉴가 되었다지요. 누굴 데려가서 먹여도 좋아하는 바로 그 맛. 아, 먹고 싶다. 

 

갈까요, 말까요?

추천. 특히 비 오는 날.. 크으으.

 

꽤 자주 드나든 곳이지만 꼭 추천하고 싶은 날은 바로 비 오는 날이다. 차가운 겨울비가 내리는 날, 전시를 보고 지인과 함께 방문해서 순두부와 전을 먹었는데 훈훈하게 김이 올라오는 음식들과 적당히 분주한 실내가 유독 인상적이었어서 그런가. 사실 이런 날 뜨끈한 음식 먹으면 뭔들이겠지만 마음마저 몰랑거리게 만드는 순두부라면 더 좋지 않을까요. 전시나 공연 보고 울렁이는 마음을 폭- 내려놓을 수 있는 사랑방 같은 곳. 큰 사거리에 있어 주차가 힘들다고 생각하실 수 있겠지만 오랜 시간 유명한 맛집으로 명성을 날린 곳답게 능숙한 주차요원분들이 정리를 잘해주신답니다. 

 

위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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