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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그리다 파밀리아 보려면 멀미약 챙기세요 (스페인&포르투갈 패키지 여행 후기)

꿈과 항해

by zipzip 2023. 6. 6.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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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할 것 같아도 사그리다 파밀리아는 봐야지

구엘 공원까지 투어를 마치고, 빠르게 사그리다 파밀리아로 이동한 우리 일행. 바르셀로나가 워낙 교통이 복잡하기 때문에 어딘가에 주차를 하면 빠르게 내려서 이동해야 했는데, 사그리다 파밀리아 가는 길에 영 컨디션이 안 좋았다. 머리가 핑 돌고 속이 메슥거리면서 구역질이 나기 시작했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차에서 급하게 마신 물이 원인이었던 것 같은데 다들 바쁘게 걸음은 재촉하지, 속은 안 좋지 해서 아득해지는 정신을 겨우 잡으면서 총총 따라갔다. 내가 그 순간에 할 수 있었던 것은 열심히 손 지압을 하는 것뿐..ㅠ 다행히 사그리다 파밀리아에 도착해서도 계속 지압을 해주니 빠르게 가라앉았다.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 왜냐하면... 사그리다 파밀리아를 두 눈으로 지켜보는 것도 현기증이 나는 일이었기 대문이다.

 

아무리 찍어도 두눈으로 보는 게 안 담겨서 통탄스러울 뿐
좋은 의미로 토할 것 같다 너무 구체적이잖아요 형상이
확대하면 확대할수록 가관임
무엄한 비둘기인지고

여기가 사그리다 파밀리아 정문이었는데, 컨디션 난조인 관계로 설명은 자세히 못 들었지만 어쨌든 기억하는 바로는 성모 마리아와.. 예수님의 탄생과... 그걸 지켜본 당나귀까지 세세하게 다 여기에.. 마치 소설의 문장 마냥 다 적어놓은 듯했다. 이 정면에 새겨진 조각들의 의미를 설명하는데만 20분이 넘게 걸렸다면 대강 짐작할 수 있으시겠지요. 어쨌든... 아무리 붙잡고 3박 4일 동안 이 성당의 대단함과 위압감에 대해 설명해봤자 그 의미를 다 담지 못할 것 같으니... 가우디 관련 건축물들은 꼭 직접!!!! 두 눈으로 담으시는 걸 추천드립니다.

 

외부 못지않게 엄청난 내부
아이폰 빛번짐 무슨 일이야
신앙이 없던 사람도 절로 생기겠다...

심지어 컬러 활용도 끝내줌
천장이 미쳤는데 빛번짐도 미쳤네...
사람 크기와 비교해보면 정말 어마어마한 사이즈이지요?

굽어보소서....

개인적으로는 내부가 더 멋졌다. 외부는 뭐랄까.. 화려하다고 표현하기에는 어두운 부분이 있고, 조잡하다고 하기에는 그 퀄리티가 사람의 그것이 아니고.. 뭐라고 표현해야 그나마 맞는 표현을 찾을 수 있을까. 절에 가면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을 잡아간다는 무서운 장군들이 서있는데, 그걸 보면 (찔려서인지) 마음속 한구석에서 불편하고 무섭고 힘든 느낌이 드는데, 사그리다 파밀리아의 외부도 나에겐 약간 그런 느낌이었다. 그 많은 조각들에서 쏟아지는 듯한 위압감이 너무 크게 느껴진다고 해야 하나. 성당 문 들어가기 전부터 회개하고 속세를 다 씻어버리고 들어가야 할 것 같은 느낌. 하지만 내부는 그것보다는 훨씬 간결해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전체적으로 채광이 밝고 깔끔해서 그런가.. 밖에서 죄를 속죄하고 엄벌을 받고 내부에 들어와서는 온화로운 성경의 말씀에 따라 더 나은 삶을 희구하는 그런 루트인 걸까..

 

나는 저런 힘든 얼굴하신 분의 조각 보면 너무 맘이 안좋다고ㅠ
뒷모습 역시 장난이 아니지요
너무 높아서 어떻게해도 맨 아래부터 꼭대기까지 한 컷에 담을 수가 없었다
공사는 2030년에 끝난다고 했던 것 같다.

엄마랑 정문, 내부를 관람하면서 가장 많이 했던 말이 "사진을 찍을 이유를 못 찾겠다"는 것이었는데, 그 이유는 첫째로 아무리 찍어봤자 눈에 보이는 것만큼 담을 수가 없어서이고 둘째는 눈으로 담기 위해 이곳에 온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둘 다 그냥 예배드리는 의자에 앉아서 한없이 눈으로 주위 풍경들을 담았다. 비록 기독교는 아니지만 오로지 신을 위해 영혼과 몸과 인생을 바친 이들을 생각하며, 그 염원을 담아 이곳을 설계했을 가우디를 생각하며 현시대에 사는 나의 기도도 한 스푼 더해보았다. 사그리다 파밀리아는 2030년 정도에 완공이 된다는데, 나오면서 패키지 일행에 계셨던 모든 분들이 2030년에 다시 올 것을 다짐하는 게 참 귀엽고 좋아 보였다. 엄마도 역시....ㅎ 그때는 내가 좀 더 어른이 돼서 올 수 있을까.

 

스페인에서의 마지막 날, 현실로 돌아가야 해요

스페인에서의 마지막 날, 바르셀로나에는 비가 조금씩 내렸다. 그동안 일정 중에 비가 내린 적은 1번 정도? 그것도 잠깐의 소나기 정도라 거의 맑고 쨍쨍한 햇살을 늘 곁에 두고 지냈는데 마지막 날 조금씩 비가 내리는 게 다행스러웠다. 마지막 날 일정은 몬주익 언덕에 갔다가, 시내 관광 좀 하고 저녁 비행기를 타는 것! 몬주익 언덕은 황영조 선수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 역전승을 펼쳤던 곳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그때의 올림픽은... 알지 모답니다... 그래서 다소 감흥이 덜했다는 것. 마치 내가 2002년생한테 2002년 월드컵 재밌었는데!! 하는 그런 느낌 아닌가요.

 

황영조 선수의 모습이 기념비에 새겨져있다! 스페인 한복판에 태극기와 한글이라니.
워낙 오래된 곳이다보니 관리가 다소 소홀한 것 같다는 느낌은 있었다.
콜럼버스가 신대륙 발견 때 타고 갔다는 배 모형. 너무 심플한 거 아니오?

콜럼버스 상은 엘리베이터로 위 전망대까지 올라갈 수 있단다! 동그란 곳이 전망대.

가이드분이 말씀하시길 원래 바르셀로나에서 출국 직전에 자유시간 주는 패키지 여행사는 거의 없다고 하는데... 우리는 받았다! 후후. 그게 진짠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자유시간 있는 것만으로도 좀 여유로워지는 마음. 람블라스 거리 주변으로 상점들도 쭉 늘어서 있었지만 무엇보다 보께리아 시장이 근처에 있어서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했다. 우리는 올리브유와 매운 파프리카 가루를 겟하고 미트로프 한 개를 먹으면서 돌아다녔는데 먹을 거 천지였음.

 

람브라스 거리에 있는 골동품 가게. 스페인은 골동품 가게가 많다.
형형색색으로 사람들을 유혹하는 생과일 주스. 가격도 괜찮다!
알록달록 올리브 색깔도 천차만별이다!!
하몽 사고싶었는데 비행기로 못 가져간다고 가이드분이 계속 얘기해서 못삼.
가지런히 줄지어 서있는 오도방구들.. 날씨가 많이 흐리긴 했군.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 다음에 또 만날까요

람블라스 거리에서 자유시간이 끝나고, 점심으로는 한식(아마 된장찌개랑 불고기였던듯... 빤한 맛이라 사진도 안 찍었다)을 먹고 (또) 쇼핑 관광차 화장품 가게에 들렀다가 공항으로 이동했다. 좀 웃겼던 것은 스페인 왔는데 프랑스 화장품을 파는 곳을 갔다는 것....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또 일행 분들 중에 큰 손이신 분들이 이것저것 많이 사셔서 대강 둘러보면서 기다리다가, 가이드분이 시간이 또 남는다고 하셔서 이전에 마드리드에서 눈여겨봤지만 못 산 아디다스 가젤 볼드를 사러 두 블록을 후다닥 다녀왔다. 휴, 못 살 뻔했네. 공항으로 가는 길에는 차창 관광으로 카사 바트요를 겨우 볼 수 있었다!^^ 여러분들 차창 관광이 뭔지 아시나요? 바로 차 타고 가는 길에 창문으로 보는 걸 의미한답니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안돼... 가지마... 내려줘.....
까사밀라도 한번 더봤다 우하하.

역시 차창관광으로 본 투우경기장. 지금은 안 쓴단다!

이렇게 해서 거진 9일에 걸친 여행이 모두 끝이 났다! 물론 집에 도착할 때까지 여행은 끝난 게 아니겠지만.. 공항에 조금 일찍 도착한 덕분에 좀 여유로웠는데, 택스 리펀 하고.. 탑승 수속 밟고... 하다 보니 모두의 눈동자가 초점을 잃기 시작... 한국에 돌아갈 때도 터키항공을 타야 했는데, 정말 비행기 타기 전까지 고민을 엄청 많이 했다. 만일 올 때처럼 그렇게 계속 흔들린다면 탈 자신이 없는데 항공편을 바꾸는 게 낫지 않나.. 근데 다른 분들 얘기 들어보니 귀국하지 않고 비행기 티켓 취소하는 것도 불가하다고 답변받았다고 들었다. 그분들은 유럽 오신 김에 다른 나라들도 들리려 하셨던 것 같은데, 무슨 일 있으면 안전 귀책사유가 있을까 봐 그런가? 생각보다 제약이 많은 듯.. 다행히 스페인에서 터키 갈 때는 괜찮아서 좀 안심했는데. 터키에서 한국 갈때는 또 지옥이었네요^^

 

정말이지 지존 뻑뻑했던 닭스테이크. 근데 위에 보이는 초코 케이크는 아주 찐입니다.
이스탄불 공항 스벅 메뉴에 탐나는 거 짱 많음. 파운드 케이크 크기가...!!!
한국 스벅 뭐하냐.
환승 이렇게 하니 약간 전세기 같고 좋군요?ㅋ
꿱 인천이야 내려줘요
김밥이 넘넘 먹고싶었던 나머지 공항에서 길김밥ㅎ

이렇게 해서 장장 12편에 거친 스페인 포르투갈 패키지여행 후기가 끝이 났다. 생각보다 너무 본격적으로, 진심을 담아 쓴 것 같아서 스스로 당황스럽기도 하궁...ㅎ 어쨌든 이제까지 엄마랑 단둘이 한 번도 해외여행을 가 본 적이 없는데, 이렇게 같이 나올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많이 느꼈고.. 물론 이래저래 스트레스받는 상황도 있었으나 큰 싸움 없이(?) 건강하게 잘 다녀온 것만으로도 좋았다. 스페인에서 귀국하는 당일부터 목 상태가 너무 안 좋아서 코로나인가? 엠폭스인가? 엄청 걱정하고 병원도 들락날락거리고 했는데 최근에서야 목소리도 되찾아서, 이제 스페인 여행의 후유증은 모두 극복한 듯싶다. 스페인에, 포르투갈에 나중에 다시 갈까? 지금 자문해 보면 잘 모르겠지만 분명한 건 다음번에 스페인에 간다면 그건 분명히 가우디 투어가 될 것 같다. 너무 제대로 못 본 느낌이라ㅠ 스페인, 포르투갈로 여행을 떠나기 위해 이 포스팅을 보신 분들이 계시다면 다들 즐겁게, 안전히 다녀오시길 바란다! 올라! 그라시아스!

패키지여행, 이거 하난 알고 가자 part 7.

포스팅을 하면서 문득문득 떠오른 패키지여행에 관한 지극히 개인적인 소견.

  • 일행, 가이드 운이 중요한 것 같다. 일행에 본인이랑 안 맞는 사람이 있을 수도, 가이드가 본인이 원하는 성향이 아닐 수도 있지만 어쨌든 같이 한 이상 충돌 없이 끝까지 좋은 모습 보이는 것도 중요할 듯.
  • 패키지여행에서는 무조건 체력이 좋아야 하는 것 같다. 누군가는 아침형 인간이 아니라 아침에 이동하는 시간 내내 차에서 자기만 하기도 했고, 누군가는 오전엔 괜찮지만 저녁에는 혼이 나가서 구경도 제대로 못하는 사람도 있었다. 새벽에 기상해서 하루 종일 걸어 다니고 이동하는 게 생각보다 엄청 피로한 일이다. 제대로 구경하고 제대로 느끼고 오려면 일단 체력을 기르는 것도 방법일 것 같다.
  • 일행이 없이 혼자 패키지여행을 선택했다면 내가 성격이 엄청 좋거나 어울리려고 노력하지 않는 이상 다른 사람들이 나를 챙겨주진 않는다. 물론 일행 특성에 따라 다르겠지만 본인 가방, 도시락 등등 필요한 것들은 본인이 적극적으로 챙겨야 한다.
  • 사진은 웬만하면 서로 찍어주자. 일행이 있으면 단체샷을, 일행이 없다면 개인샷을 다들 찍고 싶어 한다. 그냥 먼저 찍어주겠다고 하고 우리도 찍어달라고 이야기하는 게 피차 서로 편하다. 
  • 규칙을 잘 지켜주자. 모이라고 할 때 모이고, 설명 들으라고 할 때 듣고, 하지 말라고 하면 안 하는 게 제일 낫다. 가이드도 괜히 그런 말하는 거 아니고 처음에야 다들 배려한다고 이해해 주지만 시간 지나도 규칙 안 지키면 민폐고 반드시 뒤에서 말 나온다. 결국 단체 생활은 규칙으로 유지됨을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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