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치 않게 아웃백 포스팅 이후로 연속 추억을 담은 가게 두 곳을 연속 포스팅하게 되었다. 서강쇠 떡볶이는 강남 쪽에서 꽤나 유명세를 타는 떡볶이 집인데, 내가 처음 압구정로데오에서 정규직으로 일을 했던 사무실 바로 옆에 있어 알게 된 곳이다. 그땐 주변 사람들이 좋고 일을 배우는 재미가 커서 항상 즐겁고 행복하게 일을 했었는데, 서강쇠 떡볶이가 꽤나 늦게까지 오픈을 해서 야식으로도 꽤 많이 사 먹고. 점심때 먹을 거 없으면 버릇처럼 여기 떡볶이를 먹곤 했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강남역에서 일을 하면서 서강쇠 떡볶이 본점이 뱅뱅사거리 쪽에 있다는 걸 알게 됐고,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또 습관처럼 여기 떡볶이를 먹었다. 야근을 하건, 사람들 때문에 힘이 들건, 속상하든 기분이 좋든 상관없이 떡볶이는 내 곁에 있었고 그걸로 위안을 많이 받았던 시간이었다.
떡볶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마치 신앙처럼, 신념처럼 결정하는 것이 바로 쌀떡을 더 좋아하냐 밀떡을 더 좋아하냐인데 개인적으로 나는 둘다 좋아한다. 밖에 나가서 사 먹을 때는 쌀떡을 더 좋아하고, 집에서 해먹을 때는 밀떡을 더 좋아하는데 대체로 밖에서 사 먹는 떡볶이들의 양념 맛이 강하기 때문에 밀떡에 비해 상대적으로 양념이 늦게, 적게 배는 쌀떡을 더 선호하고 집에서는 양념맛이 약하기 때문에 양념이 빨리, 많이 배는 밀떡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 (나름 과학적인 추론) 서강쇠 떡볶이는 쌀로 만든 통가래떡 떡볶이를 선보이고 있으며, 처음에 방문하면 떡들이 일렬종대로 늘어서 있고 주문을 하면 작게 잘라주신다. 나는 어묵과 떡이 같이 있는 '섞어'에 튀김 몇 가지를 추가해서 먹는 걸 선호하는데 떡만 주문도 가능하다. 철판에 끓이는 떡볶이답게 주문하는 시점에 따라 양념이 밴 정도가 달라 맛이 조금씩 달라지긴 하는데, 너무 자극적이지 않고 멸치 육수 맛이 좀 나는 것 같아서 좋아한다. 떡도 푹 퍼지지 않고 쫄깃해서 맛있고요. 나머지 메뉴들은 그냥 보통 튀김, 보통 순대맛이다. 참고로 여기 메뉴에 쫄볶이도 있는데, 쫄볶이는 철판에 나오는 떡볶이를 넣어주시는 게 아니라 김밥천국처럼 떡볶이 떡에 쫄면 넣어서 주시는 거니까 시키지 않는 걸 권장합니다.
압구정 로데오에 있던 가게는 내가 회사를 관둔지 얼마 안 되어 매장을 닫은 것으로 안다. 야근하다가 야식 사러 내려가면 술을 마시다가 해장하러 온 사람들이 줄지어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웃기기도 하고 슬프기도 했는데... 그래서 뱅뱅사거리에 있는 본점을 보고 유독 더 반가웠던 것 같다. 사무실이 밀집한 강남대로에서 골목으로 살짝 비껴 나면 있는 추억의 장소가 불러일으키는 향수와 애틋함이라니. 본점에 있는 종업원분들은 친절하진 않지만 혼밥을 하러 가기에도, 친한 사람들과 간단한 점심을 즐기기에도 좋다. 주변에 있는 동네 주민들도 꽤 많이 드시러 오시는 듯. 내년에 가도, 내후년에 가도 그 자리 그대로 지키고 있어 주길.
위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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