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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극적인 게 성공한다고요? 아닐 걸요._빵카페

맛과 멋

by zipzip 2023. 6. 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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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자극이 만연한 요즘, 삼삼함의 가치란

어딜 가나 자극이 그득한 세상이다. 음식은 점점 달거나 짜거나 매워지고 유튜브에는 폭력적이거나 선정적인 문구들이 만연한데, 도파민 중독에 걸려버린 사람들은 이제 그것보다 더 자극적인 것들을 열망하고 선호한다. 자극이 1개인 것만으로는 부족해서 자극에 자극을 더한 것들이 각광받고, 하나에 집중하기보다는 유튜브를 틀어놓고 핸드폰을 보는 것이 일상이 된 나날들. 이때 삼삼함의 가치란 더욱 커지는 법이다. 딱 필요한 것들만 적절히 조합해 만들어진 결과물은 처음에는 시시하거나 지루하다 여겨질지 몰라도 두 번, 세 번 어쩌면 그것보다 더- 길게, 더 오래 두고 지켜보고, 먹고, 즐길 수 있는 그윽한 여유를 제공한다.

 

손이 가요 손이 가 삼삼함에 손이 가요

오늘 소개할 빵카페 역시 그런 곳이다. '30년 경력의 명장이 만드는 빵'으로 홍보를 하시던데 빵들이 대체로 너무 과하지 않고 적당한 단맛을 자랑한다. 그렇다고 내용물이 부실하지도 않다. 처음에 방문했을 때는 진짜 감자빵, 육쪽마늘빵, 찹쌀떡밤빵을 매장에서 먹었는데 감자빵은 찹쌀 피의 쫀득한 맛과 으깬 감자의 담백한 맛이 어우러져 포만감도 있고 맛있었다. 육쪽마늘빵은 뻣뻣하지 않고 안에 마늘 베이스의 부드러운 크림이 들어있어 환상 조화! 찹쌀떡밤빵이 제일 달았는데 겉은 비스켓처럼 바삭하고 안은 카스테라처럼 부드러워 독특한 인상을 주었다. 나오는 길에 참지 못하고 단호박 깜빠뉴와 무화과 깜빠뉴를 사 왔는데, 단호박 깜빠뉴는 안에 크림치즈와 단호박이 그득해서 무게가 상당했다. 아주 흐뭇해...

 

매장에서 먹었던 빵들!
깜빠뉴들 크기가 아주 만족스럽다
블루베리잼과 커스터드 크림이 들어간 빵... 사오고 싶었지만 크림 녹을까봐 참았다
명란 바게트처럼 나름 트렌디한 메뉴들도 많다

빵카페가 특히 좋았던 건 모든 커피 메뉴가 디카페인으로 변경 가능했던 점인데, 이 기회를 틈타 흑임자크림라떼를 주문해 보았다! 먹기 전부터 위에 올라간 흑임자의 꼬순 향이 진동을 했는데, 흑임자 크림만 먹어봤을 때는 약간 단맛이 있었지만 아래 커피 부분이 하나도 달지 않아 섞어먹었을 때 적당한 단맛이 돌아 참 좋았다. 처음에는 흑임자랑 커피랑 약간 겉돈다고 생각했는데 커피 역시 별로 자극적이지가 않아서 그런가 나도 모르게 손이 가고 있었음.. 홀짝홀짝 마시다 보니 어느샌가 바닥이 보였다.

 

크림 양이 꽤 많다!

 

누구나 편하게 있을만한 공간

3면이 통창인 구조라 개방감이 있다.
이렇게 아예 분리된 공간도 있음!

방문하기 전에는 그저 빵 파는 일반 카페라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가보니 8층 전체를 다 쓰고 있어서 카페 공간이 굉장히 넓었다. 좌식으로 앉을 수 있는 공간도 있고 창문 옆에도 테이블들이 나란히 마련되어 있고, 룸처럼 따로 분리된 공간도 있어서 왠지 교외 카페를 연상케 했다. 빵 종류나 카페 메뉴도 다양한 편이고, 화장실도 내부에 있고 크게 번잡스럽지도 않고 청결 유지도 열심히 하셔서 그런지(수시로 직원분들이 쓸고 닦고 하시더라) 굉장히 쾌적한 편이라 어르신이건 젊은 커플들이건 나잇대에 상관없이 누가 와도 무난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처럼 너무 자극적이거나 트렌디한 것보다는 적당히 삼삼하고 조용한 것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는 딱인 카페! 잘 다녀왔습니다.

 

위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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