삐용삐용 마라수혈 시급합니다_시추안하우스

마라는 주기적으로 수혈을 해줘야 합니다

외식업계에 유행템으로 등장했다가 그 기세를 꾸준히 유지하는 메뉴들이 몇 가지 있다. 로제 떡볶이, 버블티, 망고 빙수 그리고 마라. 마라 소스를 활용한 음식이 정확히 언제부터 한국에서 유행을 했는지 기억은 안 나지만, 매운 음식들을 선호하는 여성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엄청난 돌풍 이후에도 수많은 마라탕 가게들을 먹여 살리는 중... 나는 마라탕으로 입문해서 마라샹궈를 최근에서야 먹기 시작했는데, 한 유튜브 영상을 보니 마라 활용한 음식들도 요즘엔 정말 많아졌더라. 마라 떡볶이, 마라 파스타, 마라 국밥, 마라 쌀국수... 마라 게슈탈트 붕괴 오게 생겼네.

 

오랜만에 맛보는 제대로 된 마라의 향

시추안하우스는 사천 음식을 위주로 판매하는 곳인데, 지금 궁금해서 찾아보니 마라탕 혹은 훠궈는 사천 및 충칭 지역에서 집에 있는 식재료를 대강 마르고 맵게 볶아먹던 방식에 마라장을 만들어 넣게 된 게 시초라고 한다. 우리가 대중적으로 많이 먹는 마파두부, 어향육사, 탄탄멘, 라즈지 이런 것들도 사천 음식이라고. 처음에 방문했을 때는 표고버섯탕수, 해물 마라샹궈, 해산물 누룽지탕을 주문했다. 생각해 보니 나 포함 2인이었는데 정말 많이 먹었군요?

다시 봐도 먹음직스럽군

해산물 누룽지탕엔 해산물이 듬뿍!

아무래도 가격대가 조금 있는 편인데, 가격대가 납득 가능한 수준(!)의 퀄리티였다. 요즘 마라탕 가게에서 마라탕 먹다 보면 마라향은 거의 안 나고 그냥 냅다 맵기만 한 경우가 있어 언짢았는데 여기는 마라의 얼얼한 맛도 충분하고 전복, 오징어, 새우도 튼실하게 들어가 있어서 먹는 재미가 있었다. 오징어가 진짜 부드러워서 인상적이었음. 버섯 탕수는 표고버섯의 향이 은은하게 나고 바삭하게 잘 튀겨져서 맛있었고, 해물 누룽지탕도 걸쭉하고 들어간 해산물이 많아서 잘 먹었다! 개인적으론 이때 먹었던 해물 마라샹궈가 너무 맛있어서 재방문 의사가 컸는데 기회만 엿보다가 2번째 방문을 해버림. 이때는 시즌 메뉴라고 했던 가지냉채샐러드와 해물 마라샹궈, 스완라탕면을 주문했다. 스완라탕면은 '얼얼한 산라탕에 여러 가지 재료를 넣고 끓이다가 흑식초를 더해 매콤 새콤한 맛이 나는 해장 요리'라고 했는데, 먹어본 자로서는 어떻게 해장이 된다는 건지 조금 의심스럽기는 하군.

 

새콤달콤 맛있었던 가지요리

아주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스완라탕면...

내 최애 >3

가지냉채샐러드는 가지의 야들야들한 식감과 새콤달콤한 소스가 잘 어우러지는 완벽한 애피타이저였다. 처음에 먹을 때는 다소 밍밍했는데, 가지와 소스를 숟가락으로 함께 떠서 같이 먹으니 훨씬 풍부하고 맛있었다. 스완라탕면은 엄청나게 강렬한 맛이었는데, 원래 산라탕도 다소 시고 얼얼한 맛인데 거기에 흑식초가 더해진 뜨거운 음식으로 먹으니 향과 맛이 폭발하는 느낌이었다. 웬만큼 향신료에 강하지 않은 분이라면 먹기 힘들듯. 해물 마라샹궈는 이번에도 저번 방문과 비슷하게 맛있어서 더욱 좋아졌다. 언제 방문하든 균일한 맛을 주는 것만큼 안심되는 일이 없지. 같이 방문한 일행은 다소 짜다고 했으나 개인적으로 마라 소스가 들어간 음식들은 좀 짜야 맛있다고 생각하는 편이라 괜찮았다. 다만 아무리 가지냉채샐러드가 순한 맛이라 해도 스완라탕면과 마라샹궈는 같이 먹기엔 너무 센 조합이라 다음번에는 다른 메뉴랑 섞어 도전해야겠다 생각했다!

 

여러모로 나무랄 데 없는 흡족한 식사가 가능한 곳

내가 방문한 곳은 판교점이었는데, 공간도 꽤 넓은 편이고 인원이 많은 경우 별도의 룸으로 안내받기 때문에 너무 왁자지껄 시끄러운 분위기가 아니어서 좋았다. 조도도 적당히 낮아서 분위기 내기에도 그만. 방문했을 때 대체로 젊은 연인들이 많았고, 주변 오피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이 미팅 접대 차 많이 방문하는 것처럼 보였다. 마라샹궈의 경우 해물 혹은 소고기 중에 선택할 수도 있고 마라전골 같은 특색 있는 메뉴도 있어서 다음번 방문이 절로 기대되는 곳이다. 집에서 먹는 마라탕 말고, 근사한 외식 메뉴로 마라를 경험해보고 싶다면 꼭 방문해 보길 권한다!

 

위치는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