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들의 꾸준한 마케팅으로 대중의 기억 속에 버젓이 자리를 잡고 있는 몇몇 개의 문구들이 있다. 침대는 과학입니다, 날 추울 땐 핫초코 미떼, 국물이 끝내줘요, 전지현 씨 bhc, 해태 부라보콘.. 등등.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CM송과 반복된 노출로 내 머릿속을 파고든 이런 수식어구들은 우리의 선택에도 꽤나 많은 영향을 미친다. 반면 이런 TV 커머셜 광고를 하지 않았음에도 소비자들의 뇌리에 박히는 효자 상품들도 있기 마련인데, 롯데리아의 새우버거가 대표적인 예 아닐까 싶다. 기억하기론 최근 레몬크림새우버거 이전까지 새우버거가 대놓고 롯데리아 광고에 등장한 적도 없는데, 사람들은 새우버거하면 롯데리아를 떠올리니 말이다. 이런 게 시장 내 선두주자의 특혜 같은 걸까. 하지만 어쩌나, 이젠 새우버거 맛집 타이틀은 맘스터치에게 넘겨줄 때가 온 것 같은데요. 바로 이 메뉴 때문입니다.
어느 날 좋은 오후, 이날도 여느 때와 다름없이 길을 걸어가며 점심 메뉴 생각을 하고 있는데 맘스터치가 눈에 들어왔다. 치킨류가 끌리지는 않았지만 혹시 또 다른 메뉴가 있을까 싶어 들어갔다가 발견한 칠리새우버거. 이제까지 닭강정, 싸이버거 등 대표 메뉴들은 웬만큼 다 먹어본 것 같기에 새우버거도 한번 먹어보자 싶어 빠르게 주문을 완료했다. 케이준 감자튀김도 놓칠 수 없으니 당연히 세트 메뉴로 주문!
오늘의 주문
칠리새우버거 세트 (6,100원)
생각보다 빠르게 나온 오늘의 점심. 케이준 감자튀김은 몇번 먹어본 적 있기에 짭짤한 맛을 즐기며 여유롭게 버거 포장지를 뜯고 한입을 베어문 순간, 바로 눈이 커졌다. 뭐야 이거? 예상하지도 못했던 찐맛템의 발견이었다. 맘스터치 메뉴판에 쓰인 설명으로는 '시푸드의 풍미를 담은 칠리소스의 감칠맛이 가득한 스페셜 새우버거'라고 소개하고 있는데, 일반적으로 달큰한 맛이 강한 칠리소스가 아니라 정말 해산물의 향이 은은하게 나면서 매콤한 맛이 인상적인 맛있는 소스다! 햄버거에 들어가는 소스라기보다는 맛있는 파스타 집에서 나오는 해산물 토마토 파스타 소스 맛이라고 할까? 그리고 새우 패티 역시 새우살이 다 저며져서 간간히 씹는 맛만 있는 그런 패티가 아니라 알새우가 곳곳에 박혀있어 탱글하게 씹는 재미가 있는 완성도 있는 맛이었다. 번이나 야채는 롯데리아 새우버거랑 크게 차이가 없지만 주요 재료인 소스와 새우 패티가 완전히 달라서 퀄리티 차이가 급격하게 벌어지는 느낌. 롯데리아 새우버거는 마요네즈 중심이고 오래 먹어와서 그런지 딱히 특색도 없고 기억에도 남지 않는 평범한 맛이었는데, 맘스터치 새우버거는 이때 먹은 후로 꽤 자주 생각이 나서 먹으러 가곤 했다. 치킨만 잘하는 줄 알았는데 숨겨진 비기처럼 칠리새우버거에서 남다른 이면을 발견하고 말았어요.
갈까요, 말까요?
새우버거 먹을거라면 무조건 맘스터치.
개인적으로는 새우버거를 먹는다면 앞으로 계속 맘스터치에서 먹을 것 같다. 혹시 아직까지 맘스터치에서 치킨버거만 드셨던 분들이라면 한번 꼭 드셔보시길 권장합니다. 소비자들 뿐만 아니라 맘스터치 회사 자체에서도 본인들이 치킨을 잘하니까, 치킨 메뉴를 위주로 신제품도 많이 내고 다양한 시도를 많이 하는 것 같은데 새우버거 위주로도 많은 신상품을 내줬으면 한다. 회사 공식 홈페이지 들어가서 보니 새우버거 메뉴는 리뷰한 칠리새우버거랑 일반 새우버거, 불새버거 밖에 없네 흑흑. 이 정도 새우패티 퀄리티라면 사이즈만 변형시켜서 새우튀김 같은 것도 만들어줄 수 있지 않을까. 새우와 함께하는 앞으로를 기대해 볼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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