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높고 말은 살찐다는 천고마비의 계절, 가을. 어쩌면 말보다 더 살찌는 존재가 사람이 아닐까 싶은데 10월 초에 마주한 초겨울에 가까운 썰렁함이 우리의 식욕을 더욱 부채질하는 듯하다. 그래도 1년에 며칠 되지 않는 가을날을 부지런히 활용하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이 계신데요, 새롭게 구매한 트렌치코트를 입기 위해 눈치싸움하시는 분들, 밤 디저트를 드시기 위해 준비하셨던 분들 등등 여럿 있겠지만 대표적인 분들이 바로 등산객 아닐까. 쾌청한 하늘을 벗 삼아 기운차게 산을 오르다 보면 어느샌가 산 높이만큼 솟아나는 식욕 또한 무시할 수 없는데, 오늘은 산행을 하고 나면 대표적으로 생각나는 메뉴인 메밀 음식을 선보이는 음식점을 소개해볼까 한다. 여름에는 시원 깔끔한 막국수로, 겨울에는 뜨뜻한 만두전골로 꾸준히 호황을 누리고 있는 반월호수 맛집 3대 메밀 막국수가 그 주인공.
반월호수는 카페, 레스토랑, 짬뽕집 등 수많은 음식점들이 대거 포진해 있는 산책 명소로, 수리산에서 하산했을 때 그 길목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오고 가는 등산객들이 꽤 많은 편이다. 그중 3대 메밀 막국수는 하산하고 가볍게 먹기 좋은 메밀 음식들을 주로 판매하여 항상 그 앞이 붐비는 편인데, 막국수를 주문하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회전율은 상당히 빠른 편이다. 이날은 조금 쌀쌀해서 만두전골을 먹으려고 했지만 아직 시즌 시작을 하지 않았다고 하셔서 만둣국으로 대체해서 주문할 수밖에 없었다.
오늘의 주문
사골 만두국 (8,000원)
코다리 막국수 (11,000원)
메밀전 (7,000원)
앞서 말했듯 여긴 손님이 상당히 많은 편이라 어중간한 시간대에 가지 않으면 가게 내부가 꽤 정신없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뉴는 빠르게 나오는 편. 맨 먼저 메밀전이 나왔는데, 여기 메밀전은 그저 사랑. 거의 달걀지단에 가까울 정도로 얇은 두께의 메밀전에 김치와 쪽파 몇 조각을 올려주는데, 이 김치가 약간 신 편이라 심심한 맛의 메밀전과 완벽한 궁합을 자랑한다. 두장이라 같이 먹는 사람이랑 싸울 일도 없고(?) 얇아서 전병처럼 막국수를 싸 먹는 용도로도 활용할 수 있지요. 가격대도 착하고 본 메뉴의 맛이나 양을 거스르는 느낌이 아니라서 아주 마음에 드는 사이드 메뉴다. 거의 모든 테이블에서 최소 1개 이상은 메밀전을 주문하기 때문에 메밀전 부치시는 분은 기계처럼 부치셔야 할 듯...!! 다음에 나온 만둣국과 코다리 막국수는 결은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간이 강하지 않다는데 공통점이 있었다. 만둣국에는 메밀 피로 만들어진 고기만두 5알과 떡국 떡이 약간 나왔는데, 같이 간 지인은 옛날 사골국 맛이 난다며 아주 흡족해했음. 만두는 그냥 맛있는 보통의 고기만두다. 코다리 막국수는 얼핏 보면 양념장이 좀 부족해 보이지만 간이 강하지 않을 뿐 비벼 먹기엔 적당했다. 여기 메밀면은 매끈하기보다 약간은 투박하고 툭툭 끊기는 느낌이 있어서 제대로 된 메밀면을 먹는다는 느낌을 강하게 준다. 배부르게는 먹었지만 속은 아주 편했던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갈까요, 말까요?
등산하고나서 먹기에 완벽.
등산하고 나서 먹으면 완벽하다고 했지만 사실 메밀 음식은 언제 먹어도 좋잖아요? 겨울철에는 반월호수 산책로 느릿느릿 걷고 만두전골 먹기에도 적당한 곳이다. 야외 테이블이 있어 반려 동물과 같이 입장도 가능하고, 날이 너무 춥지 않을 때는 전면 창문을 모두 개방해 놓기 때문에 사람들이 많은 것치곤 내부가 그렇게 소란스럽거나 복잡하지도 않다. 무엇보다 서빙하시는 분들이 친절하시고 주문한 메뉴가 빨리 나오는 것도 엄청난 강점. 가족들과 함께 가기에도 적당하고 산행 데이트한 이후에 가기에도 부담스럽지 않은 로컬 맛집이니 다들 한번 가보시길!
위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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