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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TV 출연 맛집만은 아닌_밀림

맛과 멋

by zipzip 2023. 10. 1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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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별잡 좋아한다고 이야기한 적 있잖아요

예전에 전태일 기념관 방문기를 쓰면서 알쓸별잡을 즐겨본다고 이야기한 적 있다. 최근 종영한 알쓸별잡 에피소드 중 인상 깊게 본 회차가 바로 창신동이 나오는 회차였는데, 이때 유현준 건축가가 창신동의 숨겨진 태국 맛집에 방문해서 절벽 마을을 보며 감탄하는 것을 보고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창신동에 대한 호기심이 생겼더랬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일부러(!) 지인과의 만남을 창신동에서 가지며 그 호기심을 해소할 기회를 가질 수 있었지요. 이때가 추석 연휴 첫날이라서 혹시나 하는 마음에 캐치테이블로 예약도 해두고 방문했는데 그러길 잘한 게 정말 끊임없이 손님들이 들어오더라... 매니저님과 다른 손님들이 하는 얘기를 들어보니 나처럼 알쓸별잡을 보고 방문하신 분들도 많아 보이던데, 과연 밀림은 tv 방영 맛집이기만 했을까요?

 

가는 길은 상당히 빡세지만 그만큼 맛있다

밀림은 주택가 사이로 들어와서도 한참 입구를 향해 올라가야 하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 입구를 찾기도 힘들고 입구에서 식당까지 올라오는 길도 험해서 겨울철에 눈이 많이 왔을 때는 올 수 있을까?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지만 그 중간에 창신동의 유명하다는 절벽마을도 구경할 수 있고, 이제까지 올라온 길목들이 한눈에 보이는 풍경을 감상할 수 있어서 그렇게 피곤하지만은 않답니다. 

겨울에 오긴 상당히 빡셀 것 같은 입구
그래도 뷰는 예쁩니다
ㅇ..안녕하세요 부처님
빠르게 예약한 사람만 앉을 수 있는 마을 뷰 테이블..

예약했던 시간에 딱 맞춰 방문했는데, 점심시간이라 그런가 내부가 상당히 정신이 없었다. 주로 주문은 매니저님이 담당하시는 듯했는데 이렇게 많은 인파를 예상하지 못하셨던건지 아니면 일한 지 얼마 안 되신 건지 (그럴리는 없을 것 같은데) 뭔가 동분서주하면서 정신없어 보이셔서 메뉴판을 받을 때까지도 기다려야 했다. 같이 간 지인이 먹고 싶다 했던 쉬림프 팟타이를 우선 주문하고, 단백질을 채울 요량으로 다른 식당에서는 보기 힘들었던 항정살 구이를 주문해 봤지요.

 

오늘의 주문
태국식 항정살 구이와 쌈채소 (38,000원)

자몽쏨땀 추가 (6,000원)
쉬림프 팟타이 (19,000원)

진짜 현지에서 먹는 듯했던 볶음 누들 (태국 가본적 없음)
예쁜 자몽 쏨땀.
취향저격이었던 항정살 구이!

맨 처음에 나왔던 쉬림프 팟타이. 기호에 맞게 땅콩가루와 매운 향신료를 가감하여 드시라고 안내해 주셔서 일단 땅콩가루 전체를 넣고 섞어 먹어보았는데 아주 맛있었다. 한국에서 팟타이를 먹다 보면 어떤 곳은 그저 단맛만 나고 어떤 곳은 (끔찍하게도) 케첩 맛이 나는 팟타이 같지 않은 팟타이가 나와 열받을 때가 있는데 여기는 태국을 안 가본 나도 현지 맛집 느낌이 난다 싶을 정도로 맛있는 팟타이였다. 짭짤한 감칠맛도 있고 누들을 씹을수록 배어 나오는 단맛도 있고 새우도 알차게 들어가 있는 팟타이! 항정살 구이는 나오기까지 시간이 좀 걸렸는데 해당 메뉴에 궁금했던 자몽 쏨땀을 추가할 수 있다고 해서 추가해 봤다. 자몽 쏨땀은 일반 쏨땀에 자몽 과육을 추가한 것으로 피쉬 소스 특유의 젓갈향이 많이 나는 감칠맛이 강한 쏨땀이었다. 거기에 자몽이 추가된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느낌은 없었던 듯. 생각보다 매운맛이 덜해 괜찮았다. 그리고 지인과 나 둘 다 극찬한 항정살 구이는 곁들일 수 있는 매콤한 소스와 간단한 쌈채소가 같이 나왔는데, 이전에 먹던 항정살과는 매우 다른 느낌이었다. 항정살이라고 하면 보통 비계 부분은 아삭 혹은 서걱하고 살코기 부분은 적은 구이가 익숙한데 이번에 맛본 항정살은 비계 부분이 꼬득쫄깃해서 정말 맛있었다. 바비큐향 소스를 항정살 겉면에 묻혀 통째로 오븐에 구웠다가 썰어낸 건지 조리법이 아주 궁금해지는 메뉴였다. 쌈과 함께 나온다고 해서 한국식 맛을 기대했는데 이국적인 맛을 제대로 보여준 쫀맛탱 메뉴. 

 

갈까요, 말까요?
눈이 오기 전에 한번 가보셔요.


앞서 말했듯 눈이 오면 다소 가기 위험한 곳에 위치하고 있기에 겨울이 오기 전에 한번 다녀와보시길 추천한다. 사실 방문하기 전에는 그냥 인스타그램에 그럴듯한 사진 한 장 올릴 수 있는, 위치만 특별한 곳이 아닐까 의심했는데 직접 방문해서 먹어보니 태국식 맛집으로 소개하기에도 손색없는 훌륭한 식당이었다. 생각보다 가게 내부가 협소한 편이라 예약을 미리 하고 가는 것을 추천. 데이트 장소로도 좋겠지만 중년분들도 방문을 많이 하시는 걸로 보아 부모님과 함께 방문해도 좋아하실 듯하다. 참고로 동대문역에서 올라가면 엄청 오르막길이고 동묘앞역에서 가면 조금 수월하다고 하네요.

 

위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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