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를 다닐 때 중요한 요소가 무엇이 있을까요? 복지, 연봉, 같이 일하는 사람들, 교통 요건 등등 회사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도 많겠지만,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게 바로 주변에 밥 먹을 곳이 있느냐 없느냐다. 요즘은 식비가 워낙 올라서 도시락 싸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좀 덜할까 싶지만 어쨌든 팍팍한 사회생활 속 한줄기 희망 같은 점심시간에 맛있는 거 먹으며 흥겹게 즐길 수 있다는 건 행복이자 최고의 사치가 아닐까요. 나는 이전에 다니던 회사가 나랑 정말 맞지 않았고, 너무 다니기 힘들었는데 회사 근처에 있는 음식점 하나 때문에 퇴사를 미룬 적이 있었다. 오늘 소개할 곳이 바로 그곳인 '바랗'. 회사에 대한 기억은 흐릿해졌을지 몰라도 매일 출석 찍듯 먹었던 음식들 맛은 아직 선명하다는 게 웃프지만 이렇게 소개할 수 있어서 행복해ㅠ..
바랗은 해산물을 이용한 한식 요리를 주로 하는 음식점이다. 회, 물회, 생선 조림 등 다양한 음식을 판매하고 있는데, 점심 시간대에 이용하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식사가 가능하다. 이 저렴한 가격이라는 게 2만 원 중반이라는 게 좀 함정이긴 한데... 나 역시 처음에 생선조림에 2만원 중반을 쓰는 게 맞나 생각했지만.. 맛을 보고 나면 그런 의구심 따위 저 멀리 우주로 보낼 수 있답니다. 점심 식사로 구성된 메뉴도 꽤 많아서 거의 모든 메뉴를 한 번씩 다 도전해 봤지요. 갤러리를 뒤져보니 3가지 메뉴 정도 증거(?)가 남아있기에 이 세 가지 메뉴 안에서 순위를 꼽아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꼽아보는 순위
갈치조림 (25,000원)
생선구이정식 (25,000원)
모둠회비빔밥 (25,000원)
일단 갈치조림. 생선조림은 생선이 싱싱하고, 같이 들어간 부재료와의 궁합이 잘 맞아야 하며 기본적으로 양념이 맛있어야 완벽한 맛을 낼 수가 있다. 바랗의 갈치조림은 이 모든 걸 초과해서 만족하기 때문에 정말... 그냥 말 그대로 맛있다. 만약 위장이 허락한다면 밥 세 그릇은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그런 맛이다. 일반 음식점에서 갈치조림 잘못 주문하면 가시, 뼈 바르면 먹을 것도 없는 앙상한 갈치가 나와서 기분만 상하고 젓가락질만 쥐 나도록 하다가 배는 안 차는 불상사가 벌어질 수 있는데, 바랗의 갈치는 통통하고 뼈가 부드럽게 발리도록 잘 익혀 아주 마음이 풍족해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같이 들어가는 부재료가 주목할만한데, 바랗의 갈치조림에는 고사리가 들어간다. 처음에 고사리를 보고 '엥, 생선조림에 웬 고사리?'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고급스럽고 담백한 맛이 나는 게 신선하고 놀라운 킥이었다. 다음은 생선구이정식. 그때그때마다 제철 생선 3종을 구이로 제공하는 메뉴인데, 생선이 담긴 접시가 뜨거운 돌이라 마지막 한 입까지 따뜻하게 먹을 수 있다. 그때 당시 위장이 정말 어마어마하게 커서 웬만한 양으로는 성에 차지 않았던 나인데, 그런 나조차도 배 터질 만큼 양이 많았다. 생선도 담백하고 기름진 생선을 조화롭게 구성해서 아주 만족스러웠다. 마지막으로 모둠회비빔밥은 앞에 나왔던 메뉴들보단 가벼운 느낌이지만, 뼈째회랑 야채가 복스럽게 들어가 있어 건강하고 깔끔하게 즐길 수 있는 메뉴다! 사실 본 메뉴가 좀 가벼워도 워낙 기본 찬 구성이 잘 되어 있어서 어느 메뉴를 선택하든 후회 없을 선택이었다. 식사가 끝나면 시즌마다 달라지는 후식을 주시는데, 여름에는 셔벗 아이스크림을 주셨고 겨울에는 꿀고구마를 주셨는데 이것 또한 별미 ㅠ.. 그냥 다 맛있어요.
갈까요, 말까요?
안 갈 이유가 하나도 없습니다. 정말.
바랗은 지하에 위치해 있는데, 내부가 쾌적하고 넓은 편이라 지하 매장에서 느낄 법한 꿉꿉함이나 답답한 느낌이 전혀 없다. 그리고 서빙하시는 분들도 모두 친절하고 서빙이 빠른 편이라 뭐 하나 부족한 게 없는 최고의 식당... (이 정도로 말하면 바이럴 아니냐 하시는데 정말 아니고요.. 바랗 사장님이 제발 저한테 바이럴 하자고 하셨으면 좋겠네요.. 사장님 보고 계신가요) 사실 더 이상 말 안 해도 직장인 분들이라면 '퇴사를 막을 정도로 맛있다'라고 하면 이해하실 거라고 생각한다. 그 정도의 맛이었습니다. 여긴 주류 메뉴도 많은 편이고 룸 좌석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회사 단체 회식이나 중요한 사람들과 만남이 있을 때도 오기 좋을 것 같다. 부모님 모시고 와도 여러모로 만족하실만한 음식점이니 즐겁게 식사해보시길!
위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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