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바 포스트스크립트 포스팅 작성하면서 성수동은 부담스러운 곳이라고 이야기했던 적이 있는데, 갤러리를 뒤지다 보니 은근히 성수동에서 먹은 것들이 많다. 어쩌면 나... 힙쟁이일 수도? ㅋㅋㅋㅋ 하지만 이때 역시 성수동에서 만나자고 먼저 제안한 것이 내가 아니고 친한 언니인걸 보니 주위의 많은 사람들이 세상 어떻게 돌아가는지 구경도 좀 하라고 나를 밖으로 많이 이끌어내 준 것 같다. 이 기회를 빌어 감사를. 다녀온 지 시간이 좀 지났지만 선명히 기억에 남는 건 만났던 시간이 일요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너무 없어서 놀랐던 것이다. 나중에 알고 보니 다들 다음날 출근을 위해 일찍 귀가해서 그랬다는... 슬픈 진실...
언니와 함께 병아리콩 후무스볼과 옥수수 피자를 주문했다. 병아리콩 후무스볼은 집에서 병아리콩밥도 해먹고, 바프에서 나오는 병아리콩 스낵 시리즈도 엄청 좋아해서 시켜본 건데 콩 특유의 비린 맛없이 부드러운 무스처럼 만들어진 것이 아주 맛있었다. 나중에 배불렀는데도 나도 모르게 계속 손이 가서 결국 그릇을 다 비웠다. 그리고 옥수수 피자는... 솔직히 맛이 없을 수 없다 이건. 가끔씩 우리는 맛있는 것+맛있는 것 조합을 이야기하면서 "이걸 이렇게 두 개 붙여놨는데 맛없으면 그거야말로 범죄다"라는 말을 하는데, 이 경우도 동일한 거지. 피자 좋아하니?라고 물어보면 한국식 피자, 뉴욕식 피자, 이탈리안식 피자 등등 중에 어떤 피자 말하는 거야?라고 되묻는 피자 덕후답게 날카로운 신경을 동원해(?) 피자를 맛봤는데, 전반적으로 조화가 괜찮았다. 위에 올라간 옥수수가 적당히 단맛을 줄 때 양념이 매콤하게 치고 들어와 너무 질리지도 않고 도우 상태도 적당히 질깃하니 부담스럽지 않게 먹을 수 있는 편. 다만 위에 올라간 감자칩이 금방 눅눅해져 그건 좀 아쉬웠다.
간단하게(?) 메뉴 2개만으로 식사를 마쳤지만 사람도 없고 분위기도 좋아 한참을 머물렀다. 가끔 힙한 공간이라고 해서 가보면 너무 배경음악이 강렬해서 '빨리 나가란 건가' 싶을 정도로 공격적으로 느껴질 때가 있는데, 여긴 오고 가는 종업원들은 조금 분주하더라도 전체적인 분위기가 여유로워 좀 더 편안히 있을 수 있었다. 나중에 나갈 때 보니 옆에서 소개팅도 하시는 게 요즘 센스 있다는 소리 들으려면 만나는 장소를 이런 곳으로 잡아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들고. 만일 옥수수 피자가 아니라 새로운 시그니처 메뉴가 나온다면 다시 가보고 싶다. 그때까지 옥수수 피자야, 자리를 잘 지키고 있어야 해!
위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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