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판을 보고 안 먹어본 맛, 처음 보는 메뉴를 곧잘 주문한다. 먹는 것은 하루에 꼬박 세 번 이루어지는 행위이기 때문에 어찌 보면 먹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제일 손쉽게 새로운 것을 시도할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 선택은 비록 작은 것이지만 그날의 무드 전체를 휙 바꿀 수 있기도 하고. 근데 그렇게 새로운 것들을 계속 시도하면 쉬이 피로해진다. 세상은 복잡하고 그 안에서 결정해야 할 것들은 많고 불확실성이 나를 너무 지치고 힘들게 만들 때, 실패 없이 기대하는 것 그대로를 가져다주는 메뉴가 필요하지 않은가!!! 나는 그럴 때 이곳에 간다.
여기는 바로 조가네갑오징어. 나는 의왕 백운호수점을 주로 방문한다. 들어가면 메뉴판 굳이 보지 않고 그냥 갑오징어 불고기를 주문한다. 참고로 관자 들어간 불고기도 먹어보고 삼겹살 들어간 불고기도 먹어봤는데 다 맛있다! 내 취향엔 삼겹살 들어간 불고기가 제일 맛있는데 주로 같이 가는 엄마가 이런 배리에이션이 들어간 메뉴를 안 좋아해서 그냥 순정으로 주문하는 편..(슬픔) 반찬으로 미역국이랑 이것저것 나오는데 밑반찬은 그냥 맛있지도 않고 맛없지도 않은 정말 평범한 맛이고, 나는 오직 갑오징어 불고기만 조진다. 여기엔 갑오징어랑 버섯이랑 양파랑 떡이 어우러져 나오는데 갑오징어가 아주 통통하고 맛있다. 나는 갑오징어도 더 자르지 않고 치아로 베어 먹는 편인데, 약간은 서걱하게 치아에 감기는 갑오징어 느낌이 넘넘 좋다. 양념은 약간 달큰하고 적당히 매운데 양념 맛이 엄청나게 뛰어난 건 아니지만 내가 딱 오징어 볶음 양념 맛에 기대하는 딱 그 정도! 지금 리뷰를 읽고 있는 여러분들이 기대하는 딱 그 정도!!!! 공깃밥은 따로 주문해야 하고, 나중에 치즈 추가해서 볶음밥을 주문할 수 있다. 아무리 배불러도 이 볶음밥까지는 꼭 먹어줘야 하니깐요.... 볶음밥마저도 이런 볶음류 먹고 나서 먹는 딱 그 맛. 한국인이 환장하는 그 맛있는 맛. 최고.
보통 나는 연차 낸 평일에 엄마랑 이야기하다 '갑자기 갑오징어 먹고 싶다!!!!!' 해서 먹고 오는 경우가 잦아 경험을 못했는데, 주말에는 웨이팅이 꽤 있다고 한다. 백운호수 자체가 가족 단위로 주말 외식하러 많이 오는 동네기도 하고... 그렇지만 그중에서도 인기가 많은 곳이라는 건... 누구나 호불호 없이 먹는 맛이라는 거겠지. 주차하는 공간이 그리 엄청 넓은 편은 아니고 한 7대~8대? 빠듯하게 댈 수 있는 곳이다. 일하시는 분들은 그렇게 친절하지도, 그렇게 딱딱하지도 않은 여러모로 봤을 때 정말 호불호 없이 무난한 곳이다. 주말에 기를 써서 새로운 메뉴를 발굴하는데 지쳤다면, 회사에서 결정할 것들이 너무 많아 머릿속이 텅 비어버렸다면, 그냥 아무 생각 없이 내 혀에 익숙한 맛을 주고 싶은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단언컨대 오징어를 싫어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누구나 다 좋아할 거여요.
위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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