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 다녀온 적이 있다. 혼자 여행차 마카오와 같이 돌고 왔는데 선명하게 기억에 남는 건 엄청난 습기와 딤섬, 그리고 짭짤한 고기 요리. 홍콩은 주로 쇼핑을 위해 가는 나라라고 하던데, 쇼핑은 거의 안 했지만 그 나이 때의 겁 없음으로 골목골목을 누비고 다니며 나름 홍콩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끼고 왔다. 그 이후로 한국에 홍콩식 와플(엄청 단데 정말 맛있지요), 홍콩식 음식점(면 요리 위주) 등이 유행을 하기 시작하면서 이곳저곳 가보았는데, 딱히 그 습습한 느낌과 정취를 느끼기엔 쉽지가 않은지라. 근데 아주 우연히, 자미더홍에서 약간의 홍콩을 느꼈다.
참고로 이날은 매우 습하고 더웠다. 그래서 더 여행의 기억이 살아났는지도. 가게 외부에 엄청난 양의 메뉴가 적혀있길래 궁금해서 들어갔는데, 정통 홍콩 식사를 모토로 하고 있어서 메뉴판의 설명을 읽을수록 궁금해지는 메뉴가 더 많아지는 느낌이었다. 나는 본래 외식할 때 나를 포함한 일행이 2명이 있고, 상대가 소식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순한 거 1개, 매운 거 1개, 요리 메뉴 1개 구성으로 주문하는데 이 날은 그렇게 주문이 가능한 날이었다! 하여 주문했던 두부 스프, 돼지고기볶음 덮밥, 우리가 보통 몽골리안 비프라고 알고 있는 고기 메뉴 1개 주문. 대체로 맛이 짭짤하고 강한 맛이었다. 흔히 중식당에서 소고기 요리를 주문하면 한우와는 다른 느낌의 야들야들한(?) 느낌을 가진 소고기가 나오는데 여기도 그랬던 것으로 기억한다. 두부 스프는 궁금해서 시켜봤는데, 위에 올라간 산초? 하여간 강한 향의 소스가 전체 풍미를 다 좌지우지하는 느낌이라 호불호가 갈릴 것 같았다. 돼지고기볶음 덮밥은 정말 무난한 맛.
요즘 외식업계는 인증샷 위주로 산업이 돌아가다 보니 내부 인테리어나 요소에 신경을 많이 쓰는 것 같은데, 자미더홍이야말로 그런 '인스타그래머블'한 스팟이라고 볼 수 있겠다. 여기저기 홍콩 연예인들 사진뿐만 아니라 테이블, 외벽 간판 등이 죄다 홍콩 현지 느낌을 살리려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느낌이라 대학로에 방문하는 사람들의 눈길을 끌기에는 적합해 보였다. 다만 너무 자기주장이 강하다 보니 메뉴판만 보고 도망치시는 분들도 여럿 봤다...ㅎ 재방문 의사가 있냐,라고 한다면 굳이 재방문은 안 할 듯. 자고로 현지 느낌은 현지만큼은 못하고, 현지 느낌을 애달파할 만큼 홍콩을 사랑하지는 않아서요...
위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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