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읍. 이쯤 되면 약간 좀 의심이 생긴다. 디카페인 커피 다음에는 샌드위치인가? 원래 샌드위치를 그렇게 자주 먹는 편은 아닌데, 요즘 꽤나 자주 신의 계시처럼 '샌드위치를 먹고 싶다!'는 생각이 자주 든다. 어제도 볼일이 있어서 경복궁역 쪽에 나갔다가 이른 저녁을 먹게 되었는데 샌드위치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하몽 샌드위치'를 먹어야겠다는 생각이 필연적으로 들었는데, 시간이 어중간해 먹을 수 있는 매장도 메뉴도 한정적이었다. 그렇게 발견하게 된 곳이 바로 오늘 리뷰하게 된 샌드위치 가게 '델리노쉬'다.
나는 좀 편견이 있다. 얼핏 보기에 오고나가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보이는 식당은 재료의 신선도가 좀 떨어지겠지, 하는 편견. 델리노쉬도 그런 편견 때문에 지나칠 뻔했다. 가게가 워낙 구석에 있기도 하고, 시간대가 애매해서 매장에 들어섰을 때 유일한 손님이 나였다. 대표 메뉴가 하몽이 들어간 샌드위치라고 하길래 주문했지만 큰 기대는 없었다. 그렇지만...
주문했던 메뉴가 나왔고, 첫 입 먹는 순간 내 예상이 정말 틀렸다는 것을 찐-하게 느낄 수 있었다. 안에 들어간 마리네이드 된 양파가 아삭거리며 싱싱함을 증명했고, 토마토나 다른 야채들도 그 고유의 청명한 소리를 내는 게 귀에 선명히 들렸다. 하몽이랑 치즈는 말해 뭐해. 하몽이 다소 짭짤하긴 했지만, 치즈의 꾸리한 느끼함과 신선한 야채랑 어우러지니 그만큼 맛있을 수가 없었다.
샌드위치를 먹을 때 빵이 얼마큼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지? 빵의 존재감은 웬만해서는 크게 두드러지지 않는 편인데, 여기는 빵도 맛있었다. 샌드위치 빵으로 포카치아를 선택하셨는데, 내부는 한입에 집어삼키기에 적당히 눌릴 만큼 부드럽고 외부는 내용물로 인해 쉽게 축축해지지 않고 씹는데 경쾌함을 더할 만큼 단단해서 먹기가 참 좋았다. 가격은 11,500원 정도였는데, 저렇게 두쪽을 제공하니 웬만한 대식가에 지지 않는 나도 충분히 빵빵하게 먹을 수 있었다.
델리노쉬는 샌드위치, 파니니 두 가지 큰 갈래로 메뉴를 구성하고 있는데 샌드위치가 이 정도 퀄리티라면 파니니는 이보다 더 대단할 것 같은 기대감이 퐁퐁 솟아오른다. 먹으면서 지켜보니 이른 저녁시간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배달 주문이 밀려들어오는 걸로 봐서는 근방에서는 꽤나 맛집으로 인정받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요. 다음번 경복궁 방문 때는 단단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와야지.
위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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