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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 호캉스 즐기려고 다녀온 콘래드 후기, 콘래드 장단점

맛과 멋

by zipzip 2023. 8. 21.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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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하게 누워있는 건 호캉스가 아니야

대체로 호캉스라고 하면 푹-신한 호텔 침대에 누워서 맛있는 거 먹으며 넷플릭스 보고, 수영장 잠깐 들어가서 인증샷 찍고 광채 나는 얼굴로 체크아웃하는 걸 상상할 것이다. 하지만 진짜 호캉스를 제대로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방에 붙어있을 시간이 거의 없다. 이 무슨 희한한 이야기인가 싶겠지만, 한정된 시간 안에 호텔에 구비되어 있는 시설들 한 번씩 다 이용해 보고 즐기려면 정작 방에 누워서 쉴 시간은 많지 않다는 이야기다. 나 역시 과거에는 호텔 들어가면 사 온 음식들 풀어놓고 침대에 누워서 영화 몇 편 보는 걸 낙으로 삼았지만 올 여름 휴가는 좀 다르게 보내보고 싶어서 최대한 호텔 내부에 있는 공간들을 활용하려고 노력해 보았다. 결국 체크아웃하고 집에 돌아올 즈음엔 얼굴 살이 쏙 빠지고 퀭해진 눈이 되었지만.. 그만큼 다양하게 즐겼기에 후회 없는 호캉스 후기를 적어보겠습니다.

 

운동하고 목욕하고 조식 먹고 수영하고

나선형 계단이 콘래드의 상징 아입니까?

일단 많고많은 호텔 중에 콘래드를 꼽은 이유가 궁금하신 분들도 있을 테니 잠깐 설명을 하자면, 콘래드가 처음 지어졌을 당시 이 공간에 대해 로망을 느낀 개인적 사연..? 같은 게 있었다. 이후 회사 일이든 개인적 용무든 몇 번 방문해서 식사를 할 일이 있었는데 숙박을 해본 적은 없어서 이번에 한번 경험해 보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바로 예약을 해버렸다. 방문 전 후기를 몇 가지 살펴보니 원래 4시 체크인이지만 3시쯤에 얼리 체크인이 가능하다는 이야기가 있어, 방문 전에 한번 전화를 해봤다. 유선상으론 얼리 체크인 가능 여부를 확인해 줄 수 없다 하여 3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방문했더니 가능하다해서 바로 카드키를 받고 이동했다. 레이트 체크아웃도 혹시 몰라 여쭤봤더니 11시 체크아웃에서 12시 체크아웃으로 변경됨!

 

사람들이 한강뷰 한강뷰 노래를 부르는 이유가 있군

나는 혼자 호캉스를 즐기기 위해 예약한 것이라 디럭스 룸(조식 포함 1박 52만원)으로 예약했는데, 트윈이라도 둘 다 킹사이즈 베드라서 불편한 점은 전혀 없었다. 확실히 10년 전에 지어진 다소 연식 있는 호텔이라 그런가 요즘처럼 호텔방이 엄청 작고 이것저것 많이 들어가 있는 게 아닌, 테이블이랑 소파가 있을 정도로 널찍하고 트여있는 느낌이라 훨씬 좋았다. 그리고 체크인 당시 별도로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한강 뷰로 방을 배정해 주셔서 탁 트인 전경을 감상할 수 있었다. 위치 상으로 봤을 때 코너 디럭스룸 바로 옆이어서 전경이 더 좋은 느낌인 것 같기도 했고. 다만 체크인 직후 위생 상태 점검을 위해 침대랑 화장실 등을 둘러보았는데 1박 2일간의 숙박 기간 동안 화장실 타올에서 남의 머리카락 5개를 발견했다^^.. 사실 클리닝해주시는 분들 연령대가 높다 보니 세세한 상태를 확인하시기에 무리가 있다는 점을 알지만 숙박 비용을 생각했을 때 이게 맞나? 하는 생각을 계속하게 되었다. 콘래드에는 특이하게도 체크아웃 이전에 룸 클리닝을 한번 더 해주는 서비스가 있었는데, 내가 스테이 할 때도 오시긴 했지만 따로 받진 않았다. 이렇게 주기적으로 클리닝 서비스를 제공함에도 머리카락이 그대로 있었다는 건 어떤 문제였을지..

 

이번 호캉스의 목적 중 하나는 호텔 피트니스를 한번 체험해보는 것이었기에, 방을 한번 쓱 둘러본 후 바로 8층에 있는 피트니스장으로 향했다. 8층에는 수영장과 피트니스장 둘 다 있는데, 복도 끝에 있는 데스크에서 본인이 묵고 있는 호수와 이름을 확인한 후에 입장이 가능하다. 내가 방문했을 당시는 평일 오후 6시쯤이라 사람들이 별로 없었고 외국인 몇 명이 운동하는 게 전부였다. 일부러 이 시간대를 노리고 온 것이기도 하지만 그 덕분에 모든 운동 장비를 한 번씩 다 시험해 보면서 여유롭게 운동할 수 있었다! 타 호텔 피트니스장은 가보지 않아서 세세한 비교가 힘들지만 콘래드 피트니스장은 근력 장비가 다양하고, 유산소 장비는 러닝머신 수가 많고 다양한 느낌은 아니었다. 또, 기구들이 다 깔끔하게 관리되고 있고 자유도를 높인 선을 이용하는 근력 운동기구가 많은 게 인상적이었다. 헬스장에 있는 오래된 기구로만 운동하다가 신상 기구들로 운동하니 인터벌 프로그램도 알아서 짜주고 조절도 해주고 결과도 체계적으로 나오는 게 아주 조와...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

약 한시간 반 동안의 운동을 끝내곤 스파를 이용하려 했으나!! 하필 이날이 스파, 골프장 등 일부 공간의 점검일이었다. 어차피 3만 원 정도의 추가 차지가 발생하기 때문에 그냥 더현대에서 사 온 배쓰밤으로 목욕하는 것으로 스스로와 합의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목욕하고 난 후엔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룸서비스를 시켰어야 했는데, 룸서비스를 주문하려고 데스크에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받지 않았다..^^ 하지만 이 또한 그렇게 크게 아쉽진 않았던 게 주문하려고 하는 와중에 사람들 후기를 살펴보니 콘래드 룸서비스 너무 퀄리티가 별로라는 이야기가 많았어서.. 먹진 않았지만 괜히 돈 낭비하는 거 줄여줬다~ 하고 넘어갔다. 그 대신 밖에 나가기 너무 귀찮아서 배나 채울 요량으로 스낵바에 있는 스니커즈를 하나 먹었는데 초코바 하나에 5천 원!!!!!!!!!!!!! 내 생애 제일 비싼 스니커즈였다.

 

바쁘다 바빠 현대사회22
출근하는 직장인 보며 조식 먹기. 아주 흡족하군요?
난 나름 맛있던데.

다음날 아침은 7시 20분에 기상하여 조식 먹는 것부터 시작. 수영을 갔다가 목욕까지 하고 나가려면 빠르게 움직여야하거든요. 어제 룸서비스에 이어 콘래드 조식이 별로라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나는 원래 제스트 뷔페를 엄청 엄청 좋아했던 사람으로서 내 입맛에는 괜찮았다! 물론 런치/디너 뷔페에 비해선 종류나 메뉴 구성이 좀 단출할 순 있겠지만 아침부터 양갈비를 먹을 순 없잖아요.. 첫 번째 접시는 한식 위주로, 두 번째 접시는 중식과 디저트, 후식 등으로 먹었는데 사람들이 맛이 없다고 하는 게 간이 세지 않고 자극적인 맛이 아니라서 그런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원래 심심한 걸 좋아하고 잘 먹는 스타일이기도 하고, 전반적으로 아침에 먹기 좋은 메뉴들로 구성되어 있단 생각이 들었다. 브레드 푸딩 같은 메뉴는 좀 과하게 달긴 했지만 과일 컨디션도 괜찮고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아침이었다.

 

마지막 코스였던 수영! 호텔 수영장은 아마도..?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은데 수영모를 반드시 지참해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주변 다이소에서 수영모를 사려고 했으나... 모든 사람들이 다 나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솔드아웃되어서 살 수가 없었다. 더현대랑 ifc몰 돌았는데도 수영모는 찾을 수가 없어서 그냥 호텔에서 사야겠다, 하고 갔는데 콘래드 로고가 박혀있는 아레나 수영모를 만원에 살 수 있었다. 어차피 수영을 매일 다닐 것도 아니고, 수영모는 한번 사두면 계속 쓰니까 이렇게 사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 수영장은 2개 섹션으로 구분이 되어 있었는데, 나중에 보니 오른쪽 섹션은 아쿠아에어로빅 수업받는 분들을 위한 공간이었다.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는 시간도 섹션 별로 구분이 되어 가뜩이나 한정적인데, 수영하는 시간 내내 옆 수업에 사용되는 시끄러운 음악 소리를 들으며 수영을 해야 하는 건 꽤나 고역이었다. 물론 숙박 인원이 가장 적은 평일에라도 그렇게 수업을 해야 장사가 된다지만, 숙박객을 좀 더 배려하는 방법을 생각해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체크아웃 후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수영하고, 객실에서 목욕 한번 더 하고 정돈하니 얼추 12시가 되어서 레이트 체크아웃을 했다. 안하던 수영을 해서 그런가 진이 너무 빠져서 ifc몰에 있는 판다 익스프레스에서 점심을 먹는 것으로 이번 호캉스는 끝이 났는데... 집에 오면서 '이제 당분간 호캉스는 하지 말아야지'하는 생각을 했고 집에 와서 그대로 드러누운 걸 보니 꽤나 부지런히 호캉스를 즐겼다는 생각도 든다. 나보다 더 부지런한 분들이야 스파도 하시고 골프도 하시고 더 많은 것들을 즐기셨겠지만 아직 하수인 저는 멀었나 봐요...

 

호캉스로 겪어본 콘래드 숙박 장, 단점

본문에서도 언급을 하긴 했지만, 콘래드 숙박을 하면서 느낀 장단점을 깔끔하게 정리해보려고 한다. 어디까지나 케바케, 사바사인 점을 명심해 주시길!

장점

  1. 교통이 편리하다.
  2. ifc몰, 더현대와 매우 가깝다.
  3. 요즘 호텔들보다 방이 넓다. 쇼파, 테이블 등 식사할 자리가 따로 있다.
  4. 얼리 체크인, 레이트 체크아웃이 가능하다. (하지만 원래 체크인 시간이 4시로 다른 곳보다 늦은 편)
  5. 한강 뷰를 즐길 수 있다.
  6. 화장실 공간이 각자 분리되어 있고, 욕조가 넓다.
  7. 피트니스 관리가 잘 되어 있다.
  8. 피트니스, 수영장 이용이 무료다.
  9. 체크아웃 전 객실 클리닝 서비스를 추가로 제공한다.
  10. 직원들이 친절한 편이다.
  11. 룸 방음이 잘 되는 편이다. (호텔 자체가 매우 조용함)

단점

  1. 위생이 좋지 않다. (화장실 머리카락 이슈)
  2. 직원들의 대응에 아쉬움이 있다. (룸서비스 이용 위해 전화했으나 받지 않음)
  3. 수영장 이용 시 수업에 의해 방해를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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