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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으로 이탈리아 다녀올 수 있는 방법 알려드림_구위브런치바

맛과 멋

by zipzip 2023. 8. 2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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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이탈리아 용산구 효창동.

지금으로부터 10년도 더 넘은 옛날 옛적, 해외라곤 한 번도 발 디뎌 본 적 없는 내가 첫 해외여행지로 선택한 곳이 바로 프랑스와 이탈리아였다. 이탈리아에선 베네치아, 피렌체, 로마를 돌아보았는데 아무리 피자로 유명한 곳이라도 매 끼니마다 인당 피자 한판씩을 주문해 먹는 모습이 생소하고 신기하게만 느껴졌다. 조금 나이가 들고나니 이탈리아 화덕 피자 따윈 간식거리로 먹을 수 있는 위()대하고 어엿한 어른으로 성장했지만 말이에요. 어쨌든 한국식 피자보다 훨씬 간이 짭짤하고 도우의 공기층과 화덕에 적당히 그을린 거뭇한 맛이 특징인 이탈리아 피자는 나름의 개성과 매력으로 내 기억 속에 소중히 남아있었다. 그런데 새근새근 잠들어 있던 그 기억을 단숨에 떠올리게 하는 곳을 발견했으니, 그곳이 바로 오늘 소개할 구위 브런치바다. 여기는 이전 직장 동료가 브런치 맛집이라고 소개해준 곳인데, 여러모로 스트레스받는 날 갔다가 위안을 받았으니 이렇게 소개를 해보지.

 

이탈리아 정취 한 모금, 이탈리아 맛 한입.

오픈 직후에 들어가서 사람이 하나도 없었다 럭키.

이탈리아 정서는 아니지만 구위 브런치바의 주문은 태블릿 pc로 하게 되어있다. 가기 전부터 메뉴를 보고 대체 뭘 먹어야하나 한참 고민을 했는데, 가게에 방문하고서도 꽤 오랜 시간 고민을 하다가 결국 브런치 시간대에만 주문이 가능하다는 시그니처 메뉴 파누쪼 중 하나를 선택했다.

 

 

오늘의 주문
뽈뽀 파누쪼 (13,800원)

 

파누쪼라는 메뉴는 다소 생소하실 수 있겠다만, 화덕 피자 중 도우(빵) 부분만 구운 것을 파누쪼라고 한단다. 예전에 한남동에서 부자 피자가 유행할 때(다들.. 아시죠?) 중국식 호떡처럼 가운데 빈 공기층이 있는 파누쪼를 샐러드와 곁들임으로 먹은 적이 몇 번 있었는데, 구위 브런치바에서 파는 것처럼 파누쪼 안에 샌드위치처럼 부속물을 넣어 만든 음식은 처음이었기 때문에 기대 반 궁금증 반으로 메뉴가 나오길 기다렸다.

 

좋은 건 크게 크게.

방문했던 날 날씨가 흐리고 우중충해서 평소에 사진 찍던 실력보다는 한참 못하게 나온 게 한스럽네. 어쨌든 중요한 건 맛이잖아요? 뽈뽀에는 구운 문어, 로메스코 소스, 감자, 신선한 채소, 토마토, 훈제 파프리카 파우더가 들어간다고 메뉴에 쓰여져있는데, 야들야들하게 구워진 문어와 달큰한 감자의 궁합이 좋다는 건 최근 레스토랑마다 선보이고 있는 샐러드 메뉴만 봐도 알 수 있다. 거기에 쫄깃한 화덕 도우의 감칠맛이 더해져 한입 물었을 때 꽤나 풍성한 자극을 선사한다. 여기에 루꼴라의 향이 은은하게 돌아서 꽤나 괜찮은 화덕피자 한 조각을 접어 먹는다는 느낌도 들고요. 한 가지 아쉬웠던 건 안에 들어간 감자의 크기가 약간 크고 좀 퍽퍽한 느낌이라 먹으면서 목이 메는 느낌이 들었다는 것이다. 약간 시큼하고 매콤한 소스가 이를 중화하는 역할은 하지만, 개인적으로 야채가 한 가지 이상 더 들어가거나 감자의 크기를 좀 조절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름대로 퍽퍽한 것 잘 먹는 사람이라고 자부하는데 요건 좀 아쉬웠네요.

 

갈까요, 말까요?
가세요.

 

주말에는 웨이팅으로 사람이 꽉 찬다고 하고, 내가 방문했던 평일 점심 시간대에도 흐린 날씨임에도 방문하는 사람들, 배달 주문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인스타그램에서도 핫플 맛집으로 유명세를 꽤나 탄 듯한데, 웨이팅해서 먹어볼 맛이냐고 묻는다면 30분 이상 웨이팅은 추천하지 않는다고 답변하겠다. 사장님 혼자 조리를 하시다 보니 나오는 시간도 좀 있고 칼로 잘라먹으면 맛이 없으니 손으로 덥석 집어 먹어야 하기 때문에 데이트 상대에게는 보이고 싶지 않은 모습을 보일 수도. 친구랑 수다 떨면서 기다렸다가 감성샷 찍고, 꽤 괜찮은 식사 한번 하고 가기엔 좋은 곳이다. 이탈리아 온 척 컨셉샷 찍어보는 것도 재미있겠네요.

 

위치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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